프로그램
리플레이

Replay

이미 개봉된 바 있지만, 다시 소환할 가치가 있는 작품들을 모은 ‘리플레이’ 섹션에선 7편의 장편과, ‘월레스와 그로밋 더 클래식 컬렉션’으로 묶인 세 편의 단편을 상영한다. <사랑은 낙엽을 타고>는 영화광들의 오랜 사랑을 받고 있는 핀란드의 거장 아키 카우리스마키의 작품으로, 한적하고 독특한 로맨스를 만날 수 있다. <나의 올드오크>는 켄 로치의 마지막 영화로, 소외된 자에 대한 연민과, 민중의 연대에 대한 그의 여전한 신념을 확인할 수 있다. <조이랜드>는 파키스탄 영화로, 보수적 사회의 금기를 넘어선 섹슈얼리티를 보여준다. <존 오브 인터레스트>는 최근 가장 뜨거운 평단의 지지를 받은 작품이다. 칸영화제 심사위원대상과 아카데미 시상식 국제장편영화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홀로코스트의 섬뜩한 공포를 보여준다. 30주년을 맞이한 <쇼생크 탈출>도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관객과 만난다. 야외 상영에선 세 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웡카>는 한국 극장가에서 353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고, 월드 박스오피스에서 6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린 작품. 티모시 살라메의 매력을 야외에서 느낄 수 있는 기회다. <브레드이발소: 셀럽 인 베이커리타운>는 아이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한국의 애니메이션 프랜차이즈. 그 첫 극장판이 상영된다. 그리고 전설의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인 아드만 스튜디오의 단편들인 <화려한 외출> <전자 바지> <양털 도둑>이 ‘월레스와 그로밋 더 클래식 컬렉션’으로 상영된다.

나의 올드 오크

The Old Oak

UK, France, Belgium | 2023 | 113min | Fiction | Color | 15

켄 로치 감독이 자신의 마지막 작품이라고 공언한 작품. <나, 다니엘 블레이크>(2016) <미안해요, 리키>(2019)에 이은, 영국 북동부 지역을 배경으로 한 3부작의 마지막이다. 1980년대 대처리즘에 의해 수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은 그곳, 지금은 시리아에서 온 난민들이 공동체를 이루며 살고 있다. 사진을 찍는 소녀 야라와 ‘올드 오크’라는 펍을 운영하는 TJ가 만나 마을을 조금씩 바꿔 나간다. 영화가 엔딩에 내세우는 ‘용기’ ‘연대’ ‘저항’은 56년에 달하는 그의 필모그래피를 요약하는 단어들일 듯.

사랑은 낙엽을 타고

Fallen Leaves

Finland, Germany | 2023 | 81min | Fiction | Color | 12

헬싱키에 사는 외로운 남녀, 안사와 홀라파는 우연히 만나 연인이 되지만, 원치 않는 이별을 한다. 그들은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사랑은 낙엽을 타고>는 두 노동자의, 그 어떤 장식도 없는 로맨스다. ‘우울한 시대의 낭만주의’라고 부를 만하다. 그러면서도 아키 카우리스마키 특유의 촌철살인 대사와 간결한 유머가 결합된다. 흥미로운 건 이 영화가 일종의 뮤지컬 스타일을 품고 있다는 것. 게다가 카우리스마키의 시네필 취향도 반영되어 있다. 로맨틱 코미디라고 보기엔 조금 건조해 보이지만, 그 속살엔 촉촉한 감성이 깃들어 있다.

쇼생크 탈출

The Shawshank Redemption

USA | 1995 | 142min | Fiction | Color | 15

1990년대 할리우드가 만든 영화들 중 진정한 스테디셀러로 부를 만한 작품. 30년의 시간이 지났지만 언제나 꺼내 봐도, 이미 여러 번 본 장면들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한 감동을 주는 몇 안 되는 영화들 중 하나다. 스티븐 킹의 탄탄한 스토리를 토대로, 영화는 단 한 순간도 품격을 잃지 않으며 잘 조율되어 있다. 영화가 개봉되었을 때 프랭크 다라본트 감독은, 이 영화를 본 후 삶의 의미를 되찾았다는 내용의 수많은 편지를 받았다고 한다. 단순한 영화를 넘어, 용기와 희망을 북돋우는 힐링 무비.

조이랜드

JOYLAND

Pakistan | 2022 | 127min | Fiction | Color | 15

소박하게 살아가는 뭄타즈와 하이더르 부부. 하이더르는 트랜스젠더 가수 비바의 백댄서가 되고 그에게 끌린다. 부부 사이에도 묘한 변화가 생긴다.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 그랑프리와 퀴어 상을 수상한 작품인 <조이랜드>는 파키스탄을 배경으로 한 가족 시네마이자 주인공의 성 정체성에 대한 드라마다. 억압적 사회에서 남성으로서, 여성으로서 강요된 삶을 살아가는 인물들. 쉽지 않은 이야기지만 사임 사디크 감독이 캐릭터에 지닌 애정은 온기를 만들어낸다. 약간은 우울하면서도 활기를 잃지 않는, 오묘한 톤을 지닌 영화다.

존 오브 인터레스트

The Zone of Interest

UK | 2023 | 105min | Fiction | Color | 12

2023년 칸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을,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국제장편영화상을 수상한 작품. 한나 아렌트가 이야기했던 “악의 평범성”에 대한 완벽한 영화적 구현이다. 홀로코스트에 대한 영화지만 수용소가 아닌, 수용소 담장 밖에 있는 루돌프 회스 장교 부부의 집이 중심 공간이다. 영화는 꽃으로 만발한 아름다운 집에서 벌어지는 그림 같은 일상으로 섬뜩한 공포를 선사한다. 담 하나를 가운데 놓고 지옥과 천국이 공존하는 듯한, 거대한 아이러니의 영화. 최근 가장 핫한 제작사 A24가 만든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