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
시네마틱 춘천

Cinematic ChunCheon

춘천 및 강원 지역의 영화적 성과를 한 자리에 모으는 ‘시네마틱 춘천’ 섹션은 올해 두 편의 장편과 7편의 단편을 준비했다. 장편으로는 개막작으로도 선정된 장권호 감독의 <빛과 몸>과 함께 다큐멘터리 <무너지지 않는다>를 상영한다. 원주 아카데미 극장 폐관과 철거를 둘러싼 사건과 투쟁을 담은 이 작품은 우리 사회에서 문화와 정치의 관계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한다. 단편을 살펴보면 강원 지역에서 지속적으로 활동한 감독의 작품이 눈에 띈다. 바로 이유진 감독의 <이부자리>와 한원영 감독의 <되돌리기>. 이외에도 이루리 감독의 <소년유랑>은 스타일리시한 화면이 인상적이며, 유이수 감독의 <명태>는 강원 지역의 현실적 이슈와 닿아 있는 작품이다. 신지훈 감독의 <대답>, 김도균 감독의 <거미> 그리고 정유리 감독의 <셋둘하나, 김치> 등은 일상의 윤리부터 장애인의 삶 그리고 가부장제까지 다양한 테마를 담고 있다.

무너지지 않는다

Wonju Academy Cinema

Korea | 2024 | 102min | Documentary | Color | 12

1963년에 개관된 원주 아카데미 극장은 원형이 그대로 보존된 단관 극장으로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오래된 축물이다. 하지만 2022년 7월에 취임한 원강수 시장은 그곳을 허물고 주차장과 야외 공연장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고, 아카데미 극장을 지키려는 사람들은 투쟁을 시작한다. <무너지지 않는다>는 현재 우리 사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무지와 폭력의 기록이다. 60년 된 극장을 민주적 절차 없이 허물어 버리는 권력의 횡포 앞에서 ‘문화의 가치’는 어떤 의미를 지니는 걸까. 이 다큐는 묻는다.

빛과 몸

Body of Light

Korea | 2024 | 106min | Fiction | Color | 15

장권호 감독의 <빛과 몸>은 유진규 마임이스트와 함께 한 세 번째 작품이다. 단편 <탄>(2018)에서 시작한 장권호-유진규의 콜라보레이션은 춘천이라는 공간을 중심으로 <요선>(2021)에서 ‘의식과 무의식의 충돌’을 다루었고, <빛과 몸>에선 ‘무의식의 역사’를 담아낸다. 주인공 한나는 어릴 적 입양되어 미국으로 건너갔다가 신병을 앓게 되고 남편과 함께 한국으로 돌아온다. 춘천에 도착한 그는 실종자를 찾는 오래된 전단지를 우연히 접하고, 반세기 전에 일어난 어떤 사건의 비밀을 파헤치게 된다. ‘카르마’를 테마로 엮어낸 운명의 이야기. 춘천시영상산업지원센터에서 제작 지원한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