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
클로즈업

Close up

올해 클로즈업 섹션에선 김성수 감독을 초청했다. 최근 <서울의 봄>(2023)으로 1,312만 명의 관객과 만난 김성수 감독은 1993년 단편 <비명도시>로 주목받은 후 첫 장편 <런어웨이>(1995)를 내놓았고, 이후 <비트> <태양은 없다>(1999) <무사>(2001) <영어완전정복>(2003) <감기>(2013) <아수라> 등 총 8편의 장편영화를 연출한 감독이다. 1990년대에 만든 세 편의 영화는 도시를 배경으로 하는 장르 영화로 특히 <비트>는 감각적인 화면과 액션 신으로 지금도 회자되는 청춘 영화이다. 2000년 이후 김성수 감독은 중국 로케이션을 통해 한국영화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무사>,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 대한 시도였던 <영어완전정복> 그리고 바이러스를 소재로 한 재난영화 <감기> 등을 선보였다. 그리고 내놓은 <아수라>는 음모와 폭력이 난무하는 수컷들의 싸움을 보여준 작품으로, 김성수 감독에 대한 팬덤을 형성했고 최근작 <서울의 봄>에선 12.12 군사반란의 현장을 담아내며 많은 관객들에게 ‘그날의 이야기’를 들려 주었다.

비트

Beat

Korea | 1997 | 113min | Fiction | Color | 19

“나에겐 꿈이 없었다. 열아홉 살이 되었지만 내겐 달리 할 일이 없었다.” 민의 내레이션이 이끄는 김성수 감독의 두 번째 장편영화 <비트>는 27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한국영화를 대표하는 청춘영화이자 액션영화이자 도시의 쓸쓸한 비가이다. IMF와 세기말이 뒤엉켜 있던 1990년대 말 한국. <비트>의 ‘액션’, 아니 ‘싸움’은 그 시대를 벗어나려는 청춘의 몸짓이었으며, 민이 양 팔을 벌리고 오토바이를 타는 ‘질주의 이미지’는 아이콘이 되었다. 최근 재개봉한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상영된다.

아수라

Asura : The City of Madness

Korea | 2022 | 26min | Fiction | Color | 15

김성수 감독이 자신의 1990년대 영화로 돌아가, 예전의 자신을 성찰하고 반성하며 무게를 더한다. 제목이 암시하듯 ‘아수라장’인 현실을 범죄 누아르 장르에 담은 <아수라>는, 완벽하게 조율된 장르적 미장센에 온통 악인뿐인 캐릭터들을 세운다. 그들은 사주하고 배신하며, 폭력을 주고받고, 결국은 파국을 맞이한다. 동정이나 연민 없는, 비장미나 장렬함조차 사라진 생지옥 같은 공간. 관객에겐 쉽지 않은, 하지만 잊을 수 없는 관람의 경험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