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레이

Replay

당나귀 EO

EO

Poland, UK, Italy | 2022 | 89min | Fiction | Color | 15

로베르 브레송의 〈당나귀 발타자르〉(1966)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으로 당나귀의 시선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는 작품이다. 85세의 노장인 폴란드의 예르지 스콜리모브스키 감독은 서커스단에서 쫓겨난 당나귀 EO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과 EO가 만나는 사람들과 그 여정을 통해, 세상의 잔인함과 희로애락을 보여준다. 아수라장 같은 세상을 동물의 관점을 빌어 횡단하는 영화.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을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게 한다. 칸영화제 심사위원상 수상작이다.

더 웨일

The Whale

USA | 2022 | 117min | Fiction | Color | 15

272kg의 거구인 찰리(브랜든 프레이저)는 자신의 집에 은둔하며 온라인 수업으로 학생들에게 작문을 가르친다. 그를 찾아오는 유일한 사람은 간호사 리즈(홍 차우). 그러던 어느 날, 딸 엘리(세이디 싱크)가 찰리를 찾아온다.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의 영화 〈더 웨일〉은 방 하나에서 대부분의 장면이 전개되지만, 단조롭다고 느껴지지 않는 건 원작 희곡의 힘과 배우들의 빈틈없는 앙상블 덕분이다. 상처와 구원과 연민과 고통 등 인간의 원초적 감정들을 뭉클하게 느낄 수 있는 영화. 아카데미 남우주연상과 분장상을 수상했다.

라스트 필름 쇼

Last Film Show

India | 2021 | 109min | Fiction | Color | G

〈시네마 천국〉(1988)이나 스티븐 스필버그의 〈파벨만스〉(2022)를 연상시키는 인도 영화. 소년 사메이(바빈 라바리)는 우연히 접한 영화의 세계에 단숨에 빠져들고, 학교보다는 극장에 더 자주 가는 영화광 소년이 된다. 영사기사 파잘(바베시 쉬리말리)과 친해진 그는 더욱 영화에 빠져들고, 급기야 영화를 직접 만들기로 마음먹는다. 판 나린 감독 자신의 이야기를 옮긴 〈라스트 필름 쇼〉는 한 영화감독의 초심에 대한 고백이자, 순수하고 낭만적이었던 시절에 대한 회상이다. 현실이 척박할수록 빛나는, 영화라는 판타지의 매력을 순수한 시선으로 담아낸 감동 스토리.

애프터썬

Aftersun

UK | 2022 | 102min | Fiction | Color | 12

서른 살 아빠 캘럼(폴 메스칼)과 열한 살 딸 소피(프랭키 코리오)가 함께 보낸 어느 여름휴가에 대한 추억. 기승전결의 극적 구조가 있거나 친절하게 설명하는 영화는 아니지만, 샬롯 웰스 감독이 만들어낸 이미지들은 섬세하면서도 힘 있게 울림을 준다. 힘든 시절을 보내던 아빠와 사춘기에 접어든 딸의 여행 기록. 혹은 한 사람의 기억 속에 남겨진 누군가의 존재에 대한 영화. 샬롯 웰스 감독의 실험적인 스타일은 영화라는 매체의 표현 영역을 확장하는 미학적 성취다. 2022년 전 세계 평단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은 작품이다.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

USA | 2022 | 140min | Fiction | Color | 15

아카데미 시상식 7개 부문 수상작이자, 마니아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는 영화. 힘겹게 세탁소를 운영하는 에블린(양자경). 그에겐 이혼을 준비하고 있는 남편 웨이먼드(키 호이 콴)와, 커밍아웃 한 딸 조이(스테파니 수)가 있다. 국세청에서 시달리던 중 에블린은 멀티버스에 빠지게 되고, 이후 걷잡을 수 없는 이야기와 수많은 유니버스가 펼쳐진다. 그리고 에블린은 깨닫는다. 자신의 가족과 이 세상을 지킬 사람은 바로 자신이라는 걸. ‘대환장파티’라는 표현이 딱 어울리는 영화. 이 영화를 한글로 옮긴 황석희 영화번역가의 시네마 토크와 함께 하는 프로그램이다.

자전거 도둑

Bicycle Thieves

Italy | 1948 | 89min | Fiction | B&W | 12

2차대전 이후 폐허 속에서 시작된 이탈리아의 네오리얼리즘은, 로베르토 로셀리니의 〈무방비 도시〉(1945)가 포문을 열었다면 비토리오 데 시카 감독의 〈자전거 도둑〉(1948)에서 어떤 정점을 맞이한다. 아버지와 아들 그리고 자전거 한 대가 빚어내는 가난의 이야기는 당대의 시대상을 반영하는 것을 넘어, 75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울림을 주는 위대함을 지녔다. 빈곤의 현실이 만들어낸 완벽한 영화. 많은 감독들에게 영감을 주었으며, 현재에도 이 영화가 지닌 테마는 수많은 방식으로 변주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