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
다큐 포커스

Documentary Focus

올해 춘천영화제의 다큐 포커스 섹션에선 전혀 지루하지 않은, 개성 있는 세 편의 다큐를 선보인다. 박정미 감독의 <담요를 입은 사람>은 혈혈단신으로 감행한 여행의 기록이다. 영국에서 시작해 유럽을 경유해 튀트키예와 이란 그리고 인도에 달하는 그의 여정은 흥미로우면서도 고행에 가까운 길이다. 선호빈, 나바루 감독의 <수카바티: 극락축구단>은 대한민국 프로 축구 서포터즈의 역사이다. 자신들의 팀을 잃은 팬들이 다시 열정을 불태우는 투쟁의 과정을 담아낸다. 축구 팬이라면 반드시 봐야 할 작품이다. <카운터스>(2018) <모어>(2022)를 만든 이일하 감독의 신작 <청년정치백서-쇼미더저스티스>는 흥미진진한 정치 다큐이다. 진보와 보수, 보수와 진보를 정치적 가치로 삼는 두 청년은 한국의 거친 정치판에서 좌충우돌한다.

담요를 입은 사람

Blanket Wearer

Korea | 2024 | 116min | Documentary | Color | G

직장을 그만두고 영국으로 건너간 다큐의 주인공 정미는 1년 동안 돈 안 쓰고 생활하기에 도전한다. 대안 주거를 통해 잘 곳을 마련하고, 스킵 다이빙으로 버린 음식을 먹으며 살아가던 그는 런던을 벗어나 영국 각지의 자급자족 공동체를 체험하고, 이후 히치하이킹을 통해 긴 여정에 오른다. 『0원으로 사는 삶』(2022)의 저자이기도 한 박정미 감독의 첫 다큐인 <담요를 입은 사람>은 한 인간의 유목민적 삶과 함께 환경적 이슈를 담는다. ‘인간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화두를 떠올리게 하는 작품이다.

수카바티: 극락축구단

FC Sukhavati

Korea | 2023 | 102min | Documentary | Color | G

안양LG치타스는 2000년대 초 K리그의 강팀 중 하나. RED는 그 서포터즈다. 그런데 2003년에 갑자기 서울로 연고지를 옮기고, RED는 졸지에 응원하던 팀을 잃고 만다. 그들의 새로운 팀이 된 2부 리그의 FC안양. 서포터즈는 홈 팀의 1부 리그 승격을 꿈꾸며 열정적인 응원을 이어간다. <수카바티: 극락축구단>은 K리그 팬덤의 역사를 다룬다. 그들에게 축구는 일상이자 희로애락이고 삶이자 기다림이다. 그리고 극락의 순간을 느끼게 해주는 그 무엇이다. 축구 팬이라면 필견의 영화. 감동적일 것이다.

청년정치백서-쇼미더저스티스

SHOW ME THE JUSTICE

Korea | 2023 | 99min | Documentary | Color | 12

대구 출신의 젊은 사업가 김현진은 매일 광화문으로 출근해 태극기 부대의 응원을 받으며 보수 정치인을 꿈꾼다. 정의당 내 청년 정치인인 김창인은 사회적 민주주의의 기치를 걸고 진보 정치를 꿈꾼다. 과연 그들은 꿈을 이룰 수 있을까? <카운터스>(2018) <모어>(2022) 등 흥미로운 다큐를 연출했던 이일하 감독의 정치적 양극단을 오가며, 두 청년 정치인을 카메라에 담는다. 그들은 신념을 관철시키기 위해 어떻게 노력하며, 어떻게 배신 당하고, 어떻게 세상을 배우는가. 대한민국 정치 현실에 대한 신랄한 보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