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춘천영화제 [경쟁: 한국독립SF] 심사평

Safe & Futuristic, SF를 주제로 내세운 2020 춘천영화제 심사위원 세 사람은

올해의 수상작 네 편을 선정하기 위해 4편의 장편(장편에는 다큐멘터리 2편이 포함되었습니다)과

21편의 단편을 사흘 동안 쉼없이 보았고, 마지막 심사회의를 통해 장편 1편과 단편 3편의 수상작을 결정했습니다.

심사위원들은 미래에 대한 상상력과 그 상상의 기반이 되는 현실에 대한 인식,

독창적인 스타일과 작품의 완성도를 기준으로 수상작을 선정했습니다.

<다공성 계곡2: 트릭스터 플롯>은 무에서 유를 창조해 낸다는 말에 대한 가장 적절할 예가 될 정도로 창의성의 탁월한 경지를 보여 주었고,

미래적 상상력으로 다양한 해석과 영감을 주는 실험적인 작품입니다.

팬데믹 이전에 만들어진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이제 우리에게 갑작스런 일상이 된 방역과 격리 라는 점을

미리 담아낸 통찰력 또한 놀랍습니다.

<인천스텔라>는 다소 장난스러운 제목과 꾸러기 군단의 배우들과의 앙상블이 즐거움을 주는 저예산 SF로서

우주여행과 블랙홀이라는 천체물리학적 주제를 사랑과 기억의 에너지로 얼렁뚱땅 연결시켜 버리는 작품으로 그 용기를 응원합니다.

<사는게 먼지>는 세기말적 상황의 전개와 이를 극복 하려는 인간의 의지와 노력 과정을 따뜻하고 유머러스하게 풀어낸 여유가 돋보입니다.

곳곳에 현실 우리사회의 문제를 은유적으로 드러내면서 비판적 시각을 잃지 않았고,

배우들의 연기앙상블을 안정적으로 이끌어낸 연출력도 큰장점입니다.

의식이 이식된 로봇을 소재로 하는 <아버지가방에들어가신다>는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을 다루는 출품된 대부분의 영화 속에서

거의 유일하게 긍정의 방향으로 시선을 돌린 영화입니다.

로봇을 통한 미래의 날카로운 비판 대신 따듯한 소통을 그려내는 시도가 독창성과 개성으로 다가왔습니다.

아버지의 의식을 대신한 분홍로봇은 보는 내내 흐믓한 미소를 선사합니다.

수상작을 만드신 창작자들에게 축하를 보내며, 이 작은 상을 통해 수상자들에게 커다란 응원의 마음을 보냅니다.

심사위원 김영덕, 이재용, 조창호 (가다나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