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진(강서하)은 20대의 외모를 지녔지만 실제 나이는 70대 중반이다. 원폭 피해를 당한 부모에게서 태어난 후유증으로 ‘늙지 않는 병’을 앓고 있으며, 예진과 같은 피해자들은 ‘영생인’으로 불리며 사회적 차별 속에 살아간다. 그러나 예진은 모델 일을 하며 당당하게 사람들과 어울려 생활하려 하고, 일본의 ‘메이지TV’는 예진의 삶을 카메라에 담는다. 〈영생인〉의 가장 큰 미덕은 ‘뻔뻔함’이다. 담대한 거짓말을 끝까지 거침없이 밀어 부치며 서사를 만들어가는 방식은 묘한 울림과 쾌감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