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월 1일. 텔레비전 화면만이 해가 바뀌었음을 알려 줄 뿐, 인물이 장면에 등장하진 않는다. 이후 등장하는 죽음 이후의 풍경이 이어진다. 여은아 감독의 <유령이 떠난 자리>는 타임랩스 방식으로 보이는 압축적 영상을 통해 한 인간이 고독사한 후 1년 동안의 시간을 공간 중심적인 방식으로 담아낸다. 시계, 가족사진, 이력서…. 망자의 흔적과도 같은 사물들은 주인이 사라진 빈 방을 1년 동안 지키고, 그 위엔 먼지가 쌓이며 음식물은 썩어간다. 많은 생각을 떠오르게 만드는 작품이다.
여은아 YEO Eun-a
상명대학교에서 디지털콘텐츠, 한국영화아카데미에서 애니메이션을 공부했다. <고치> <장미여관> <심야상영관> 등을 연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