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영화제는 이제는 세상을 떠난 한 명의 영화감독에서 비롯되었습니다. 고 이성규 감독(1963~2013)은 춘천 출신의 다큐멘터리 프로듀서이자 감독으로, 왕성한 작품 활동과 함께 독립영화인의 권익을 위해 힘썼던 공익적인 인물이었습니다. 그는 세상을 떠나기 전 “한국의 독립예술영화를 사랑해 달라”는 유지를 남겼고, 1주기가 된 2014년 고 이성규 감독의 지인들이 모여 ‘한 사람으로 시작된 춘천다큐멘터리영화제’를 열었습니다.
이처럼 춘천영화제는 지자체의 기획이 아닌 시민들의 자발적인 의지에 의해 시작된 영화제였습니다. 이후 영화제는 2016년에 사단법인으로 등록하며 좀 더 안정적인 토대를 마련했고, 지자체의 보조금을 받는 문화 축제로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2023년엔 10주년을 맞이해 재도약의 해를 맞이하며 ‘이성규 영화상’을 제정했고, 춘천 및 강원 지역의 중요한 영화적 이벤트로 대중에게 다가가고 있습니다.
한국의 문화 콘텐츠가 전 세계적인 브랜드로 자리잡고 있는 시기에, 영화나 영상 콘텐츠를 기획하고 만들고 선보이는 건 예술적 영역을 넘어, 사회적이며 경제적이며 정치적인 중요성을 띠고 있습니다. 영화제는 영화와 영상 분야의 가장 중요한 플랫폼입니다. 특히 영화 산업의 중요한 저변이라 할 수 있는 ‘독립영화’는 영화제를 통해 첫 선을 보이게 되고, 향후 영화산업의 근간이 될 수많은 영화인들은 영화제라는 등용문을 통해 세상에 나오게 됩니다. 이처럼 영화제는 축제이면서 동시에 산업의 인프라입니다.
특히 로컬 영화제는 지역의 영상 문화를 위한 중요한 거점입니다. 코로나19 이후 지역 영화의 가치가 점점 중요해지고 있고, 국내 작품과 관객을 대상으로 하는 로컬 영화제는 국제영화제와 다른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지역 영화와 영화인의 발굴 및 교육과 리터러시 사업을 통해 영화 문화의 주춧돌을 놓고 있는 것입니다. 춘천영화제도 영화제뿐만 아니라 지역 기관과의 협업이나 공공 사업 등을 통해 춘천과 강원 지역의 문화적 저변 확대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영화제는 다음과 같은 사업을 추구하며 진행하려 합니다. ① 춘천영화제 개최 ② 포럼, 세미나, 아카데미, 캠프 등 교육 사업 ③ 국내 외 영상물 제작 및 촬영 지원 ④ 유관 기관 및 단체, 지역 사회 협조 ⑤ 지자체의 문화 자산에 대한 영상 데이터 구축 및 콘텐츠 개발 ⑥ 영상 문화의 다양성 및 공공성 증진과 관련한 사업 ⑦ 시민의 문화 향유권 증진을 위한 영상 관련 사업 ⑧ 국내외 영상 관련 기구 및 단체와 연대 유지 ⑨ 영상 문화 예술 및 영상 산업 발전을 위한 기반 조성 사업.
시민들의 자발적인 의지로 생겨난 영화제가 점점 확장되어 지역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게 된 것은 춘천영화제의 존재 이유이자 내세울 만한 일입니다. 향후 사단법인 춘천영화제가 더욱 활발한 활동을 펼치며 문화적 소통의 큰 장이 되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