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
시네마틱 춘천

Cinematic ChunCheon

춘천 및 강원 지역의 영화적 성과를 한 자리에 모으는 ‘시네마틱 춘천’ 섹션은 올해 두 편의 장편과 7편의 단편을 준비했다. 장편으로는 개막작으로도 선정된 장권호 감독의 <빛과 몸>과 함께 다큐멘터리 <무너지지 않는다>를 상영한다. 원주 아카데미 극장 폐관과 철거를 둘러싼 사건과 투쟁을 담은 이 작품은 우리 사회에서 문화와 정치의 관계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한다. 단편을 살펴보면 강원 지역에서 지속적으로 활동한 감독의 작품이 눈에 띈다. 바로 이유진 감독의 <이부자리>와 한원영 감독의 <되돌리기>. 이외에도 이루리 감독의 <소년유랑>은 스타일리시한 화면이 인상적이며, 유이수 감독의 <명태>는 강원 지역의 현실적 이슈와 닿아 있는 작품이다. 신지훈 감독의 <대답>, 김도균 감독의 <거미> 그리고 정유리 감독의 <셋둘하나, 김치> 등은 일상의 윤리부터 장애인의 삶 그리고 가부장제까지 다양한 테마를 담고 있다.

이부자리

Dad’s Beddy

Korea | 2024 | 31min | Fiction | Color | G

혜영과 은지는 사촌이다. 혜영의 아빠는 세상을 떠났고, 은지의 아빠는 재혼하려 한다. 아빠를 그리워하는 혜영과, 아빠를 빼앗기고 싶지 않은 은지. 두 자매는 서로를 위로한다. 이유진 감독의 <이부자리>는 ‘아버지의 부재’라는 상황을 공유하는 사촌 자매의 잔잔한 성장 영화다. 감정을 강하게 드러내진 않지만, <이부자리>는 부모 세대에 의해 가족의 변화를 겪을 때 아이들이 겪는 심리적 아픔을 섬세하게 짚어낸다. 한 차례 진통을 겪은 혜영과 은지가 함께 잠든 모습의 평안함은 작은 감동을 준다. 강원영상위원회 지원작이다.

대답

The Answer

Korea | 2022 | 26min | Fiction | Color | 15

대학생인 이레의 아버지는 자그마한 교회 목사이다. 장학금을 받고 아르바이트를 해야 등록금을 마련하고 생활을 할 수 있다. 그의 꿈은 오롯이 자기 자신에게 딱 100만 원만 써 보는 것. 그런데 어느 날 우연히, 돈다발과 명품 지갑을 줍게 된다. <대답>은 종교적 신념과 일상의 윤리 사이의 갈등을 보여준다. 가난한 현실이 주는 박탈감을 벗어나고 싶은 이레는, 신이 물질로서 대답했다고 믿지만 그것은 어쩌면 악마의 유혹이다. 잔잔한 드라마처럼 보이지만, 의외로 스릴러 영화의 긴장감을 지녔다.

명태

Pollock

Korea | 2024 | 29min | Fiction | Color | 12 | World Premier

속초의 겨울. 명태 덕장은 작업이 한창이다. 영화는 동료 옥순의 아들 진철이 사라진 것을 알고 도우려 하는데, 그 과정에서 자신의 아들 석훈을 의심하게 된다. <명태>는 개발 붐이 일고 있는 동해안 지역을 배경으로 한다. 리조트나 아파트가 들어서는 지역에서 사람들을 땅을 팔고 떠나고, 젊은이들은 건설 현장의 노동자가 된다. 강애심이나 변중희 같은 배우들의 얼굴 클로즈업 이미지가 인상적인 작품. 후반으로 가면 살짝 장르 영화의 느낌이 나면서 긴장감을 높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