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 팀으로 발령 받은 강준희 대리는 불황을 맞이한 조선소 내에서 구조 조정 일을 맡게 된다. 끝없는 엑셀 작업을 통해 해고자를 솎아내는 일. 여기엔 숫자로 환산할 수 없는 수많은 사연들이 엮여 있다. 임금 삭감, 순환 보직, 대기 발령 그리고 해고. 박홍준 감독의 <해야 할 일>은 신자유주의 시대의 노동 시장에서 벌어지는 차갑고 잔인한 현실의 속내를 격한 감정 없이 있는 그대로 담아낸다. 결국인 타인의 밥줄을 끊는 일임에도, 그 일을 해야 자신의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딜레마. 그 안에서 영화는 휴머니즘을 잃지 않는다.
박홍준 PARK Hongjun
단편 <이삿날>을 연출하여, 2017년도 부산독립영화제, 2018년 인디포럼 등 여러 영화제에 초청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