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ff – 페이지 10 – 춘천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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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치기 A Good Boy

수현(손수현)은 6개월 뒤 결혼을 앞둔, 4년 차 초등학교 교사다. 자신의 직업에 만족하며 아이들에게 애정이 많다. 수현의 반 학생 요한(오한결)은 가정 폭력에 고통받는 아이다. 요한은 다정한 담임 선생님 수현을 엄마처럼 여기고 기대려 하지만, 그 정도가 과한 탓에 수현은 밀어낸다. 실망한 요한은 수현이 자신을 때렸다고 거짓말을 하고, 이 한 마디는 수현의 삶을 무너트린다. 영화 〈양치기〉는 ‘거짓말’이라는 행위가 인간의 일상과 내면에 미치는 파괴적 영향력을 면밀히 담아내는 영화로, 그 과정을 미세하게 표현하는 손수현의 얼굴이 인상적이다.

By |2023-08-25T15:58:27+09:008월 22nd, 2023|인디시네마|0 Comments

사랑의 고고학 Archaeology of love

〈누에치던 방〉(2016)에 이어 ‘관계’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완민 감독의 두 번째 장편 극영화. 전편이 여러 인물들 사이의 다중 시점으로 전개된다면, 〈사랑의 고고학〉은 주인공 영실(옥자연)과 인식(기윤) 중심으로 ‘사랑’이라는 관계의 본질을 고고학자처럼 탐구해간다. 그것은 분명 설레고 아름다운 상태겠지만, 때론 집착으로, 때론 가스라이팅으로, 때론 짜증과 잔소리로 드러난다. 그리고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연인들 사이에 만들어지는 감정의 앙금들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163분이라는 만만치 않은 러닝타임을 서사의 디테일로 집중하게 만드는 영화.

By |2023-08-25T15:57:55+09:008월 22nd, 2023|인디시네마|0 Comments

괴인 A Wild Roomer

제목만 들으면 크리처가 등장하는 판타지 장르 영화를 떠올릴지도 모르겠지만, 이정홍 감독의 〈괴인〉은 매우 일상적인 영화다. 목수인 기홍(박기홍), 같은 집에 사는 임대인 정환(안주민)과 현정(김전길) 부부, 우연히 만난 보호종료아동 하나(이기쁨). 이외에도 적잖은 인물들이 등장하는 〈괴인〉은 이렇다 할 사건이 일어나지 않는, 인물들의 ‘관계’가 서사를 만들어내는 영화다. 여기서 캐릭터들은 묘한 방식으로 충돌하고, 그 관계에서 텐션이 만들어지면서 〈괴인〉만의 아우라가 형성된다. 낯선 배우들의 생경한 톤도 〈괴인〉의 ‘다름’을 만들어내는 중요한 요소.

By |2023-08-25T11:12:53+09:008월 22nd, 2023|인디시네마|0 Comments

THE 자연인 The Nature Man

유튜버 인공(변재신)은 귀신 전문 채널을 운영 중이다. 제보를 받은 그는 친구 병진(정용훈)과 함께 숲속으로 들어가 자연인(신윤섭)을 만난다. 그는 귀신이 출몰하는 장소를 알려주기도 하고 자신이 빙의되기도 하는데, 점점 미심쩍은 행동을 보여준다. 불안에 사로잡히는 인공. 이때 자연인의 후배인 란희(이란희)가 찾아오면서 상황은 더욱 혼란스러워진다. 노영석 감독이 연출과 각본은 물론 제작과 촬영과 조명과 음악과 미술과 동시녹음과 의상과 편집과 컴퓨터그래픽과 사운드 믹싱과 디지털 색보정까지 맡은 영화. 관객과 ‘밀당’을 하는 듯한 서사의 재미를 준다.

By |2023-08-25T15:57:13+09:008월 22nd, 2023|인디시네마|0 Comments

찌개 Jjigae

어릴 때 미국으로 입양된 에이미(한연재)가 고국을 찾아 방문한 곳은 서울의 어느 음식점이다. 찌개를 전문으로 하는 그곳을 지키는 사람은 은선(정선율). 얼마 전 엄마가 돌아가신 후 혼자서 식당을 운영한다. 일손을 찾는 은선. 자신을 미국에서 온 셰프라고 소개하며 에이미는 그곳에서 일하기 시작한다. 〈찌개〉는 윤재호 감독의 오랜 관심사인 디아스포라가 멜로드라마 톤으로 표현된 단편이다. 같은 엄마지만, 에이미와 은선이 가지는 감정은 사뭇 다르다. 여기서 영화는 그들을 애써 화해시키려 하지 않고, 그 다름이 현실임을 보여준다.

By |2023-08-25T15:54:57+09:008월 22nd, 2023|인디시네마|0 Comments

숨 Breath

극영화와 다큐멘터리를 오가며 다양한 작업을 해온 윤재호 감독은 〈숨〉에서 삶과 죽음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 계기는 어머니의 죽음. 이후 영화는 장례지도사와 유품정리사의 시선으로 이동하며 ‘죽음’이라는 지극히 개인적이면서도 사회적 의미를 지니는 ‘사건’에 대해 이야기한다. 철학적이고 종교적인 테마를 관념의 세계에서 끌어내려 현실과 일상 속에서 바라보는 작품. “육체를 떠난 이의 영혼은 어디로 가는 것일까?”라는 질문에 대한, 감독 자신의 사적 경험을 통한 대답.

By |2023-08-25T15:49:26+09:008월 22nd, 2023|인디시네마|0 Comments

5시부터 7시까지의 주희 Juhee from 5 to 7

아녜스 바르다 감독의 〈5시에서 7시까지의 클레오〉(1962)에서 모티브를 얻은 영화. 바르다의 영화가 암 검진 결과를 기다리는 주인공의 두 시간을 보여준다면, 장건재 감독의 주희(김주령)는 건강 검진을 하다가 종양을 발견하고 그것이 암이라고 생각한다. 신변 정리를 위해 학교 연구실을 찾은 주희. 이때 연구실에 이런저런 사람들이 찾아온다. 한편 호진(문호진)은 초연 준비를 앞두고 분주하다. 중년의 위기를 다룬 연극으로, 실마리가 풀리지 않는 장면 때문에 호진은 괴로움을 겪는다. 장건재 감독 특유의, 일상과 판타지가 결합된 듯한 서사가 인상적인 영화. 김주령을 비롯한 여러 배우들의 앙상블이 뛰어나다.

By |2023-08-25T15:56:10+09:008월 22nd, 2023|인디시네마|0 Comments

문 앞에 두고 벨 X Leave at Door, Bell X

라이더인 지호(지우)는 쌀국수를 잘못 배달하고, 컴플레인이 들어온 후에 일을 수습하려 하지만 간단하지 않다. 게다가 비까지 내리는 상황. 그의 하루는 어떻게 마무리될까. 배우 이주영의 연출작 〈문 앞에 두고 벨 X〉는 비인간적인 시스템 속에서 따스한 온기를 찾는 영화다. ‘문 앞에 두고 벨 X’라는 고객의 요청에 ‘문’을 찾지 못해 배달 사고가 나게 되는 상황은 청년 세대의 현실을 암시하는 듯하다. 다행인 건 그의 고된 하루가 나름의 해피엔딩이라는 점이다. 소박한 화법으로 위로가 필요한 자들에게 보내는 연민의 시선.

By |2023-08-25T15:44:48+09:008월 22nd, 2023|한국단편경쟁4|0 Comments

타인의 삶 Other Life

평범한 회사원 규호(노재원)는 유명 작가 영현(최희진)에게 인터뷰 제안을 받는다. 그런데 영현은 뜻밖의 질문을 던진다. 규호의 절친 중 하나인 민주가 “인생에서 제일 증오하는 사람이 규호”라고 했다는 것. 규호는 큰 충격을 받는다. 노도현 감독의 〈타인의 삶〉은 인간관계에 대한 영화다. 진실인지 아닌지 알 수 없는 말 앞에서, 한쪽은 묻고 한쪽은 답해야 하는 일방적 소통 속에서, 규호의 친구 관계는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문답의 대화’가 밀도 높은 서사를 만들어내는 영화. 미니멀한 구조 안에 풍성한 의미를 담았다.

By |2023-08-24T19:58:57+09:008월 22nd, 2023|한국단편경쟁4|0 Comments

보이지 않는 Invisible

재희(박새제)는 남편 주용(기윤)의 고향에 내려가 오래된 모텔을 운영하게 된다. 부부가 오기 전부터 모텔에서 일해 온 외국인 청소부 막심(하이칼)은 재희를 은근히 무시하는 듯하고, 재희는 모텔 생활이 어딘가 불편하다. 홍다예 감독의 〈보이지 않는〉은 우리 사회의 보이지 않는 벽을 드러낸다. 남편의 고향에서 이방인이 된 재희와, 외국인 노동자인 막심. 둘 사이의 긴장 관계와, 그들을 감싸고 있는 마을 사람들의 시선. 〈보이지 않는〉은 차별과 배척의 메커니즘 속에서 개인들의 입장을 면밀히 바라본다.

By |2023-08-24T19:57:25+09:008월 22nd, 2023|한국단편경쟁4|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