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틱 춘천

Cinematic ChunCheon

귀마개

Earplug

Korea | 2022 | 18min | Fiction | Color | 12

굴삭기 기사 양희(이귀우)는 퇴직을 앞두고 있다. 난청이 원인이다. 사직서를 냈지만 번복하는 양희. 하지만 고용주는 사직을 종용하고, 후배들은 그의 은퇴식을 준비한다. 양희는 부사수인 호영(이동현)에게 귀마개를 선물한다. 〈귀마개〉는 노동의 대가로 얻은 직업병 때문에 일을 그만두게 된 노동자의 이야기다. 그 서러운 사연과 달리 영화는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다. 오히려 회식 자리의 흥겨움이 그것을 역설적으로 드러낸다. 이렇다 할 사건은 없지만, 담담한 어조로 우리 주변의 그늘을 바라보는 시선이 좋다. 강원영화학교를 통해 제작된 작품이다.

전 남친 스님, 전 여친 수녀

Ex-boyfriend Monk, Ex-girlfriend Nun

Korea | 2023 | 20min | Fiction | Color | 12

영화가 시작되면 수녀(김효선)가 한 남자(조민환)의 머리를 삭발한다. 고등학교 시절 연인이었지만, 여자는 수녀가 되었고 남자는 지금 스님이 되려 한다. ‘결혼’을 할 수 없는 처지임에도, 각자에 대한 감정은 남아 있는 두 사람. 그들은 함께 추던 춤을 추며, 과거를 떠올린다. 종교로 인해 이별할 수밖에 없는 남녀를 그린 독특한 로맨스. 장난처럼 시작해서 조금씩 애틋해지다가 눈물을 흘리며 꼭 껴안고 헤어진다. 강원영상위원회 제작 지원작이다.

시기막질

Errand

Korea | 2022 | 23min | Fiction | Color | 12

동수(신철진)은 실향민이다. 이산가족 만남의 날, 북에 두고 온 사랑하는 사람 정숙을 만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했지만, 명단에 있는 그는 나타나지 않았다. 동수는 누군가에게 시기막질(‘심부름’의 북한 말)을 시켜서 북으로 편지를 전달하려 한다. 헤엄을 쳐서 북으로 가야 한다는 다소 황당한 임무.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노인의 마지막 소원을 이뤄 줄 사람이 있을까? 이때 돈을 노리고 태훈(송지혁)이 나타난다. 〈시기막질〉은 동해안 지역의 아름다운 풍광을 배경으로, 분단 상황을 모티브로 한 잔잔한 드라마다. 양양 지역 협동조합에서 제작되었으며, 배우 김혜나의 첫 연출작이다.

나의 X언니

My Xixter

Korea | 2023 | 25min | Fiction | Color | G

소희(김시은)에겐 장애를 지닌 언니 소진(김민진)이 있다. 언니의 존재를 숨기고 싶은 소희. 그는 ‘잘나가는’ 학교 선배 보배(여아현)가 ‘X언니’이길 바란다. 〈나의 X언니〉는 가족 영화이자 성장 영화다. 동생이지만 언니의 모든 것을 돌봐 줘야 하는 상황은 겨우 ‘중2’인 소희에겐 감당하기 힘든 현실이다. 그래서 언니를 미워하면서도, 언니에 대한 세상의 업신여김 앞에선 힘들다. 여기서 영화는 갈등 속에서 고민하고 반항하면서 성장해가는, 그러면서 가족이라는 존재를 조금씩 이해하고 깨달아가는 주인공의 마음을 따라간다. 강원영상인 발굴 사업 지원작이다.